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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 팩트체크] 국회청문회, 하늘이 내린 기회

등록일 2024년06월24일 17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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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의 본질은 의료문제가 아니라 정치투쟁이다. 이는 단순한 의학적 논쟁을 넘어 정치적 권력 다툼의 현장으로 변질되었다. 지난 3월 초, 필자는 의대 교수들과의 회의에서 이러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그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의료사태를 경험한 후인 지금은 모두 그 본질을 깨닫고 있다.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사태로, 그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친위쿠데타self-coup'와 다름없다. 국민들의 시기와 질투를 자극하여 의료계를 공격함으로써 정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전술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이번 의료대란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과 유사하다. 마오쩌둥이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수천만 명이 굶어죽고 자신이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홍위병을 선동하여 반대파를 제거한 것과 유사하게, 윤석열은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의료계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은 이 사태가 정치권력을 놓고 벌어진 목숨 건 정치투쟁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평생 정치투쟁을 해본 적 없는 백면서생들이라 하더라도, 이번 주 수요일 국회에서 열릴 의료대란 청문회는 의료계에게 하늘이 내린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

 

본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민주당 박주민 위원장)는 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불러 2000명 증원에 대한 현안질의를 하려고 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과 장차관들이 모두 상임위에 불참하면서 의료대란 청문회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정부는 한 대 맞을 일을 백 대 맞을 일로 키웠고, 의료계는 천우신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은 이번 기회를 또다시 발로 걷어차지 말아야 한다. 서울법대 조국 교수가 총선을 통해 윤석열을 궁지에 몰아넣었던 대반전을 기억하라. 조국 교수는 국민들로부터 집단린치를 당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내세워 윤석열을 대반격하는 데 성공했다. 조국 교수의 극적인 승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국회 청문회는 수백억짜리 광고보다 훨씬 큰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무대다. 의대 교수와 의사들은 이번 주 국회 청문회에서 딱 한 개의 구호, 슬로건을 내세워야 한다. 조국 교수처럼 국민들의 마음에 딱 박히는, 손바닥을 치게 하는 딱 한 개의 구호 말이다. ‘3년은 너무 길다!’ 

 

4월 30일, 필자는 서울고법 법정에서 재판장이 정부를 질책한 사실을 모든 언론에 폭로했다. 재판장은 나의 주장과 똑같이 정부 측을 비판했고, 이는 인민재판 같은 분위기였다. 5월 10일, 정부는 법원에 2000명 증원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실토했다. 전국민과 전언론이 벌떡 일어나 분노했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이 그때 국민들의 마음을 잡았더라면, 여론전에서 승리하고 대법원과 서울고법도 2000명 증원을 정지시켰을 것이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의 실패는 기득권적 삶에 안주해왔던 안일한 태도, 즉 "정치적 무지"가 근본 원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도 24일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개최 심포지엄에서 "의료 정치"가 필요하다가 강조한 바 있다.  

 

1917년 레닌은 짜르를 쫓아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글을 썼다. 그의 결론은 강력하고 똑똑한 지도부의 건설과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키는 한 개의 구호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국회 청문회에서 의료계는 딱 한 개의 구호로 요구해야 한다.

 

"2000명을 누가 결정했나?"

 

이 질문이 이번 국회 청문회의 핵심 구호가 되어야 한다. 의료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적 대반전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병철 변호사.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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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 편집=NjT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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