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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 팩트체크] 의사 1만 명 부족? 정부의 거짓 주장에 속은 법원, 팩폭해본다

등록일 2024년07월04일 06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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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필자는 충북의대생 등이 원고로 나선 즉시항고 사건(서울고등법원 행정4-1부 2024루1260)에 최종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이 준비 서면에서 나는 “2035년에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제시한 3대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며,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판결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왜 정부의 주장은 왜곡되었는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 세 곳의 연구기관에서 의사 수급에 대해 추계한 보고서를 근거로 2035년까지 약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3대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했고 정부의 주장은 특정 시나리오를 선택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는 결론을 내렸다. (편집자주: 필자 이병철 변호사는 서울대 계량경제학, 금융통계학 박사 출신으로 재경행정고시를 차석으로 합격한 수리경제, 계량경제 분야의 전문가이다.)

정부가 증원을 위해 참고한 3개 보고서 세부 내용 검토

1.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내용 검토: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의사 부족을, 다른 일부는 의사 과잉을 예측한다. 정부는 의사 노동생산성이 10년 전과 동일하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9,654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현실적 검토: 최근 10년 동안 의료 기술의 발전을 고려할 때, 의사 노동생산성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현실적으로 의사 노동생산성이 10% 증가한다면 2035년에 오히려 4,736명의 의사가 과잉 공급될 것이다. 만약 20%라면 16,727명의 공급 과잉이 일어난다.

2. KDI 보고서:

내용 검토: KDI 보고서에는 2035년에 의사 수가 10,650명 부족하다는 표현이 없다. 또한 의사 인력의 고령화와 여성 의사 증가로 인해 생산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고 있다.

현실적 검토: 교육 수준 향상과 건강 수준 개선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의사 부족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약간의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3. 서울대 보고서:

내용 검토: 서울대 보고서는 65세 이상 의사의 노동생산성을 50%로 가정했을 때 2035년에 10,816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65세 이상이 되면 노동생산성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이 가정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현실적 검토: 과거에는 65세가 노년층이었지만 미래에는 장년층이 될 것이고 노동생산성이 약간은 떨어질지라도 50%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조금 양보해서 노동생산성이 약간 떨어져서 75%가 된다고 가정하면 의사 7,264명 부족을 예상할 수 있다. 보고서의 저자인 홍윤철 교수도 “1만 명 부족이라는 숫자는 진실한 숫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역할

필자는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잘못된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하고자 한다. 그리고 의대 2000명 증원 결정을 즉각 집행 정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법원이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의사 수급 문제를 넘어, 정부와 법원의 신뢰성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정부가 제출한 내용에 속은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이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필자는 정부와 법원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3대 보고서를 읽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주장에 속은 것이다.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윤석열 정부의 사기적인 주장을 심판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