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축구 국가대표팀: 보지크, 그로시치, 로란트, 히데구티, 팔로타시, 부다이 2세, 자카리아스, 부잔스키, 란토시, 치보르, 코치시. 1954년 6월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1954년 FIFA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헝가리가 우루과이를 4-2로 이겼습니다. 사진 - Fortepn adományozó MAGYAR HÍREK FOLYÓIRAT
헝가리는 한국 축구팬에게 아픈 기억을 준 나라다. 헝가리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9:0으로 한국을 완파했다. 당시 20:0이 예상됐는데 9:0 승리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32연승을 달리던 헝가리는 결승에서 서독에 패했는데 당시 서독의 우승은 ‘베른의 기적’으로 불렸다.
헝가리는 의외의 패배를 당했고 서독의 이 우승은 2차 세계 대전 후에 패전국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됐다. 축구는 단순한 공놀이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축구는 인生死와 연관이 있다.
헝가리는 1964년 도쿄 올림픽과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고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후 헝가리 축구는 점점 약해졌다. 1986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
그리고 헝가리는 마치 동네북처럼 됐다. 1998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유고슬라비아에 7:1로 완패했고, 2014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네덜란드에 8:1로 완전히 무너졌다. 2018년 월드컵 예선에서는 FIFA랭킹 200위인 안도라에 1:0으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헝가리는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를 했는데 왜 지금은 FIFA 랭킹 20-30위권을 멤돌고 있는 것일까.
공산주의 치하에서 헝가리는 모든 자원을 끌어모아 국민의 이목을 국가대표 축구에 집중시켰다. 헝가리인들은 1950년대 당시 온통 축구에 집중했고 국가대표팀 경기가 라디오를 통해 중계되는 날에는 거리가 텅텅 빌 정도였다.
당시 헝가리 선수들의 수입은 평범했지만 온나라가 영웅 대접을 해주고 공산 체제하에서 지지를 받았기에 축구에 몰두했고 엄청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헝가리 축구는 1956년 10월 바르샤바 조약 기구의 탱그 부대의 침공에 이은 핵심 선수들의 망명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나라가 폐허가 된 데에다 스타들의 망명으로 헝가리 축구는 회복할 수 없었다.
헝가리 축구는 암흑기 속에 있다가 2020년대에 회복하기 시작했다. 헝가리는 UEFA 네이션스 리그 B에서 터키, 러시아, 세르비아와 같은 조에 속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유로 2020 플레이오프에서 불가리아와 아이슬란드를 꺾고 본선에 진출했던 것. 유로 2020에서 헝가리는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과 같은 "죽음의 조"에 속했으나 프랑스와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2022-23 UEFA 네이션스 리그 A에서는 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속해 잉글랜드를 4-0으로 이기며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인상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헝가리는 이웃 나라인 루마니아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경쟁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트리아농 조약에서 헝가리가 트란실바니아를 루마니아에 잃은 것에서 시작됐다. 두 팀의 경기는 종종 헝가리와 루마니아 서포터들 간의 싸움으로 끝나며, 최근에는 경기 전에도 경기장 밖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는 1982년 FIFA 월드컵, UEFA 유로 2000, 2002년 월드컵, 2014년 월드컵, UEFA 유로 2016 예선에서 두 팀이 같은 조에 속했던 때에도 일어난 현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