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A, QATAR - JANUARY 13: Zhu Chenjie of China celebrates with team mates after scoring their sides goal which was later disallowed during the AFC Asian Cup Group A match between China and Tajikistan at Abdullah Bin Khalifa Stadium on January 13, 2024 in Doha, Qatar. (Photo by Lintao Zhang/Getty Images)
중국은 왜 그렇게 축구를 못할까? 축구 팬들 대부분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중국은 축구를 잘할 수 있는 인적자원과 시설이 준비되어 있는 나라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가지 못한다. 월드컵에 딱 한 번 출전했는데 그것도 한일 월드컵 주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자동 출전권을 받게 됨으로써 일종의 ‘선물’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중국은 축구에 신경을 쓰지 못한 나라였다. 20세기 중반까지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스포츠는 사치였기에 스포츠를 잘하는 나라가 될 수 없었다. 또한, 반엘리트주의가 판을 쳤기에 엘리트 스포츠는 더더욱 지지를 받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핑퐁외교 후부터 스포츠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핑퐁외교 후 UN에 가입하는 등 스포츠는 중국이 세계무대로 나서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축구는 헨리 폭이라는 사업가의 노력으로 FIFA에 가입하면서 조금씩 관심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중국 축구가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계기는 1993년 축구 프로화 계획이 나온 후부터다. 10년 계획에 따라 중국은 1994년 4월17일 프로축구 리그를 창설했다. 프로축구 리그는 꽤 성공적이었다. 평균 관중 동원수가 2만명이나 됐다.
중국 축구리그는 그러나 숫자에 비해 큰 성장을 하지는 못했다. ‘승부조작, 뇌물, 도박’ 등에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축구협회는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심판도 비리와 연관되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축구를 기초부터 발전시키고자 중국이 시도한 것은 ‘중국 축구의 중장기 발전계획’이다. 2016년에 발표된 이 계획안에는 축구지도 교사 수천 명 양성, 축구장 7만개 늘리기, 축구 특성화 학교 2만개 지정 등이 있다. 기초부터 제대로 하겠다는 시도다.
축구 영재가 탄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점점 강화되기 시작했다. 홍명보 전 항저우 감독은 “10년 후 중국 축구는 무섭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북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중국은 어쩌면 세계 축구 무대에 무시못할 팀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205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볼 때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을 24년 만에 우승 시키고 UEFA 챔피언스 리그와 월드컵을 모두 획득한 최초의 감독이 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영입해 선진 축구를 닮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슈퍼리그로 불리는 중국 프로축구 리그는 2016년에 평균 관중동원 2만4천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 프로야구, 인도 크레킷 프리미어 리그, 인도 축구 슈퍼리그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전 세계 축구 리그 중에서는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슈퍼리그의 인기팀인 광저우 헝다는 평균 관중 동원 4만 명을 기록했다.
슈퍼리그의 평균 연봉은 78만 달러로 꽤 높은 편이다. 전 세계 축구 리그 중 평균 연봉 순위 6위에 해당한다. 리그 TV 중계 상황을 보면 중국은 연간 중계권료가 2740억원으로 일본(2168억원)과 한국(65억권)보다 더 높다. 한국에 비하면 40배 이상이다.
중동의 ‘오일 달러’처럼 ‘황사머니’로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룬 중국 슈퍼리그는 테베스, 오스카, 비첼, 헐크, 하미레스, 펠레 등의 A급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해 중국 팬들의 눈을 즐겁게해줬다.
중국은 한국 축구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면서 동시에 존중함이 있다. 한국 감독을 계속 영입했었는데 이장수, 장외룡, 박태하, 홍명보, 최용수, 이임생 등이 그들이다. 이장수 감독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의 6개팀에서 활동했다. 장외룡 감독은 2011년 시작해 2017년까지 중국 프로리그 팀에서 사령탑에 올랐다.
2009년 안정환이 다롄 스더에 입단하면서 국가대표급 선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고, 이후 한국 선수들의 슈퍼 리그 진출이 늘어났다. 특히 아시아 쿼터제 덕분에 중국 구단들이 수비수로서 피지컬이 좋은 한국 선수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2019년에는 박지수, 김민재, 권경원 등 중앙수비수들이 활약했으나 슈퍼 리그의 재정난과 외국인 선수 제한 정책으로 인해 한국 선수들의 수가 줄어들었다. 현재 2024 시즌을 앞두고는 박지수만이 슈퍼 리그에서 활동 중이다.
중국 슈퍼 리그는 2022년 시즌부터 참가 구단 수를 기존 16개에서 18개로 늘리며 리그 확장을 도모했다. 이에 따라 팀당 경기 수도 30경기에서 34경기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리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축구 전문가들은 슈퍼 리그를 동아시아 리그 중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리그로 보았다. 막대한 자금력과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 그리고 많은 관중 수 덕분에 슈퍼 리그는 아시아 리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광저우 헝다 같은 구단들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리그의 변화를 주도했다.
이들은 고액 연봉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리그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슈퍼 리그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슈퍼 리그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유소년 시스템과 자국 선수들의 수준이다. K리그와 J리그에 비해 여전히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많은 팀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슈퍼 리그 구단들의 과도한 외국인 선수 의존과 구단주의 지나친 개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구단주의 무리한 개입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운영 방식은 구단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리그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 슈퍼 리그의 확장과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중국은 축구와 농구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프로스포츠 리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축구 리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리그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높은 관중 수와 충성도 높은 팬들, 그리고 꾸준히 증가하는 중계권료 수익은 슈퍼 리그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슈퍼 리그는 재정 문제로 인해 몇몇 구단들이 해체되거나 리그에서 퇴출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관리와 더불어 유소년 시스템 강화, 자국 선수 육성, 그리고 구단주의 합리적인 운영이 필수적이다. 중국 슈퍼 리그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에 있다.
중국의 국가대표 축구가 약한 이유는 슈퍼 리그가 더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중국은 14억이라는 막대한 인구와 세계 2위의 GDP를 보유하고 있어 축구 선수 배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중국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 여전히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유소년 인구의 부족,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의 부재, 선수들의 부실한 자기관리,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의 이유 때문이다. 또한 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축구를 즐기는 인구가 적고, 부정부패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중국 축구가 현재진행형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