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 - 2024년 4월 18일: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이 2024년 4월 18일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U23 아시안컵 A조 인도네시아와 호주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Mohamed Farag/Getty Images)
인도네시아는 축구 역사가 깊은 나라다. 독립국 상태는 아니었지만 인도네시아는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아시아 국가 첫 월드컵 출전이었다. 물론 특별한 예선 없이 출전한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그렇지만 첫 출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
첫 출전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는 헝가리에 0:6으로 완패했다. 한 경기로 탈락.
이후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도 하위권에 있는 국대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축구는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1930년 네덜란드령에 있던 당시 인도네시아 축구 리그가 탄생했고 이후 리그가 계속 진행됐기 때문이다.
1945년 8월17일 독립을 선언한 인도네시아는 축구가 게속 발전,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 출전했고 8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이었다. 당시 8강전에서 소련과 맞붙은 인도네시아는 골키퍼 야신에 막혀 한 골도 올리지 못했고 4:0으로 완패했다.
인도네시아는 그러나 1958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거부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사라졌다. 1970년 월드컵까지 지역예선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는 세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자국내에서 축구 자체의 인기는 대단한 나라다. 지난 2014년 월드컵 당시 한 조사에 따르면 ‘월드컵에 가장 열광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은 나라’로 인도네시아가 최상위 1위에 올랐다. 무려 61.3%라는 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 멕시코, 인도, 아랍에미레이트가 2,3,4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관련 책을 쓴 팀 해니건이라는 작가는 인도네시아 축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축구는 인도네시아의 실재를 반영한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지루하다. 인도네시아는 국제무대에서는 영향력이 낮지만 자국팀을 응원하는 열정은 놀랍고 이러한 열정을 인도네시안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유럽인들의 그것 못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축구장에서 몰입도는 최고 수준이다. 열정이 높은만큼 폭력적인 행동도 자주 연출된다. 무질서란 폭력이 난무하는 경우가 있음을 의미한다. 과격한 응원과 폭력사태로 사건 사고가 끊임이 없다.
또다른 무질서는 도박, 불법도박, 승부조작이다. 조직폭력배들의 불법도박과 승부조작관여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FIFA는 지난 2015년 5월 30일 2018 러시아 월드컵, 2019 UAE 아시안컵 2차 예선에 출전금지를 당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에 깊숙히 개입해 출전정지를 당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여러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그는 2020년 스즈키컵에서 인도네시아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팀의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2021년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쿠웨이트를 2-1로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16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2023년에는 아시안컵 D조에서 이라크와 베트남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조 3위로 16강에 진출, 인도네시아를 아시안컵 2라운드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 역대 첫 4강 진출을 이뤄냈다. 특히 8강에서는 황선홍 감독이 끄는 한국을 누르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항서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