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싱가포르 - 2022년 1월 1일: 싱가포르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의 아디삭 크라이손이 후반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첫 골을 넣은 후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Yong Teck Lim/Getty Images)
한때 아시아 축구 강국이었던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월드컵 개최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두 나라는 2034 FIFA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기로 했지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하면서 포기하게 되었다.
당초 아세안(ASEAN) 가맹 동남아시아 국가 전체 개최를 노렸지만 인도네시아, 태국 양국 체제로 방향을 바꿨다. 아세안 가맹 동남아시아 국가는 두 나라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다. 이들은 개최국은 안 될 가능성이 크지만 월드컵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인도네시아, 태국은 사우디에 손을 들어줬다.
말레이시아에서 메르데카컵이 6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했다면 태국에서는 킹스컵에 열려 아시아에서는 꽤 수준있는 국제 대회가 방콕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은 메르데카컵과 킹스컵에 열심으로 참여했고 여기서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메르데카컵은 흐지부지되었지만 킹스컵은 꾸준히 국제대회의 면모를 유지했다. 2018년에도 대회가 열려 슬로바키아가 챔피언에 올랐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괜찮은 팀을 초청하는 킹스컵은 단일 국가 초청 대회 중에서는 꽤 수준있는 대회다.
이런 현상은 축구의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월드컵이 열리면 태국에선 휴교하는 학교가 많다. 학생들이 대거 결석을 하기 때문에 아예 문을 닫는 것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생중계’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자, 여론이 들끓었고 부총리가 언론을 통해 “생방송은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태국은 순수하게 축구를 좋아하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도박과 연결되어 그 인기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약 2조6천억 원의 돈이 축구와 관련해 시중에 유포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가운데 약 2조15억 원은 도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축구 도박을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보도도 있다. 태국에서 도박은 불법인데도 말이다.
동남 아시아의 축구가 무너진 것은 축구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낮아지고, 불법도박과 연루된 인간의 탐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태국은 아시아에서는 축구 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아시안 게임에서 4차례나 4강에 올랐고 아시아 대회에서는 상대 국가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태국 지역 축구 클럽의 16세 이하 유소년팀 선수 12명과 25세의 남자 코치가 훈련 후 동굴 관광을 하다가 소식이 끊겨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열흘 만에 무사히 발견된 이들은 FIFA에 초청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