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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 [김영태 칼럼]
자유로움.
사전적 정의를 보면, “구속이나 억압 따위의 정해진 틀이 없는 상태”(출처: 네이버 국어사전)라고 설명한다.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것은 나를 가두는 것이 없다는 의미이고, 연결된 것이 없다는 말도 된다. 물론 구속이나 억압 등의 강제적인 것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자유롭다고 한다. 여기에 ‘진정(眞正)한’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하면 어떨까? ‘진정한 자유로움’ 그리고 자유로움의 사전적 정의를 한 번 더 읽어보면 느낌이 어떠한가? 같은가? 아니면 뭔가, 말끔하지 못한 느낌이 드는가.
연(鳶)에 관한 짧은 글을 봤다.
내가 이해한 내용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연은 긴 줄과 연결되어 있다. 어찌 보면 연이 줄에 묶여서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은 줄이 있어서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연줄이 끊어지면 어떠한가? 땅바닥으로 그냥 곤두박질친다. 이 글을 읽고 감탄했다. ‘아! 그렇네?’ 흔히 보던 모습에서 이런 통찰력을 발휘했다는 것에 감탄했고,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자유롭게 날던 연이 줄에서 벗어나는 순간, 연은 그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된다.
연에 달린 줄과 같은 상황이 떠오른다.
더 좋은 삶을 살겠다고 시작한 공부와 매일 해야 하는 과제, 직장인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지지고 볶기도 하는 주변 사람들 등등이 떠오른다. 마음에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그 부담이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내가 삶의 레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꼭 붙잡아 준다. 무엇보다 가장 든든한 줄은, 신앙이다. 신앙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살아올 힘을 얻지 못했을 거다. 그 중심으로 가정을 꾸리고 일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된다.
후배와 이야기할 일이 있었다. 지금 자기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게 그 후배의 소망이었다. 두 아이의 가장이기도 한 이 후배는 매주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활동을 한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더 나누면서, 그것이 이 후배에게 커다란 짐으로 느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가끔 만나는 선후배 중에 혼자 사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고 했다. 공감했다. 하지만 동의하진 않았다. 지금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싶은 심리 말이다.
지금 나에게 엉켜있는 많은 것들로 버겁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구속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덮여,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지금 나를 옭아매고 있는 이 줄이, 연줄이라고 말이다. 나를 묶고 있는 줄이 아니라, 나를 자유롭게 날도록 도와주고, 곤두박질치지 않게 잡아주는 줄이다. 자유롭게 나는 것도 좋지만, 곤두박질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다시는 날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를 구속하는 것이, 곧 나를 자유롭게 한다.
내가 내리고 싶은 결론은 이렇다. 나를 구속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내가 잘못된 길 혹은 방향으로 가려는 것을 바로잡아준다. 욕구와 욕심으로 일으키려는 말과 행동에 제동을 걸어준다. 그렇다고 모든 말과 행동을 멈추게 하진 못하지만, 최소한, 후에라도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가 있다. ‘구속’이라는 단어 앞에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어울리진 않지만, 그 의미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나에게 있어, 아름다운 구속은 무엇인가? 그것이 때로는 나를 불편하게 하지만, 곧 나를 진정 자유롭게 살게 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