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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칼럼] 위로가 필요한 사회

공감과 격려 그리고 배려의 마음을 담아 내미는 손길, 위로

등록일 2023년01월31일 09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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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위로’

 

최근 귀에, 아니 마음에 꽂힌 노래 제목이다.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되었는데, 처음 듣는 노래는 아니었다. 이동 중에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그때 들었는지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 들었는지는 몰라도 귀에 익었다. 이전에는 BGM처럼 들어서 음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 후에 라이브로 들려준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었다. 가수의 음성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제목처럼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에 잔잔하게 퍼지는 소름도 느껴졌다.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노래여서인지 몰라도,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 노래는, 위로의 방법을 알려준다. 위로를 주고자 하는 노래여서인지,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몇 개의 가사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 그 의미를 이렇게 해석해 봤다.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슬퍼도 울지 못한 채 살죠.”

 

공감의 표현이다. 세상에는 울고 싶어도 상황에 따라, 위치에 따라, 관계에 따라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울음은, 말 그대로 우는 것뿐만 아니라, 내 안에 억누르고 있는 그 무언가까지 포함한다고 봐야 한다.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하는 무언가일 수 있고, 표현하고 싶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일 수도 있다. 그렇게 참고 버티는 것이 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말해준다. 암묵적으로 그렇게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도, 암묵적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눈물 흘려요. 그대는 힘들 만큼 힘들었죠.”

 

정말 울고 싶은 누군가는 이 대목에서 울음을 터트렸을지도 모르겠다. 참고 억눌러왔던 그 무언가를 쏟아냈을지도 모르겠다. 꼭 안아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따뜻한 손으로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눈물을 보이기 창피해서 혹은 울음소리가 흘러 나갈지도 몰라서 참고 참아왔는데, 꼭 안아서 보이지 않게 그리고 들리지 않게 가려주는 느낌이다. 그렇게 참아왔던 모든 것을 마음껏 쏟아내라는, 격려의 메시지처럼 들린다. 이제는 그만 참아도 된다고 지금까지도 잘 참아왔다고 말이다.

 

“손 올려 닦지 말아요. 그저 흘러갈 때로 멀리 떠나가도록”

 

가수가 인터뷰에서도 말을 했다. 눈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우리는 손을 올려서 그 눈물을 닦는다고 말이다. 그 의미에 대해 말을 했는데 내가 듣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나진 않는다. 그냥 보이는 현상이 그렇다고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해석하는 의미는 이렇다. 힘들게 참아왔던 눈물인데 그걸 닦기 위해 굳이 손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해 주는 느낌이다. 손을 올려서 닦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배려해 주는 느낌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듯, 흘러내려 가는 눈물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곡을 쓴 사람의 자세한 의도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가사를 곱씹어 보면서 해석해 보니, 참 많은 공감과 격려와 배려가 묻어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마음들을 모으고 모아서 누군가에게 전달하면, 그게 바로 위로라는 선물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우리는 위로하는 것도 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위로할 때는 오지랖 떠는 것 같아 주저하게 된다. 받을 때는 자격지심이 치고 올라와,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지 못한다. 좋은 마음으로 온 사람에게 오히려 상처를 줄 때도 있다. 그렇게 고슴도치의 사랑처럼, 마음과 다르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는데, 그렇게 위로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위로가 필요한 사회다.

 

위로하는 것도 필요하고, 받는 것도 필요하다. 주거나 받을 때 주저하게 된다면, 앞서 말한 세 가지 마음이 담겨있는지 살펴보면 되겠다. 공감과 격려 그리고 배려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격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 그리고 배려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렇다면 내가 내미는 손길이 위로의 손길이 된다. 올 한 해는 위로를 자주 건네기를 소망한다. 평화를 구하는 기도의 한 문장처럼,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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