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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칼럼] 익숙함과의 결별이 필요할 때

익숙함이 때로는 문제 해결을 방해하기도 한다.

등록일 2023년05월18일 09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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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교통사고 날 확률이 가장 높을 때가 언제일까? 아, 이렇게 물어보면, 시간 때인지 계절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으니 다시 질문해야겠다. 운전 경력이 어느 정도 됐을 때 교통사고 날 확률이 가장 높을까?

 

통상적으로 2~3년이라고 한다. 이때 교통사고율이 높은 이유를 전문가들이 분석했는데, '익숙해져서' 란다. 처음에는 운전이 익숙하지 않고 두려운 마음도 있어 조심스레 운전하는데, 2~3년 정도 되면 익숙해져서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딴청을 피운다는 거다. 액셀러레이터를 더 세게 밟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인데, 이 또한 익숙해졌다고 믿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여물지 않은 익숙함.’

 

위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처음의 어색함과 두려움은 벗어냈지만, 아직 확실하게 익숙하지 않은 상태. 하지만 자신은 이미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상태. 이런 상태를 ‘여물지 않은 익숙함’이라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속담에서 나오는 표현으로는, 선무당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는 레벨 5 정도 능숙함인데, 자기는 8~9 정도로 착각하는 거다. 이상(理想)과 실제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위험하다. 이건 운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업무를 할 때도 그렇다. 가장 활기찬 시기가 2~3년 차기도 하지만,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과한 열정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자기과시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조금 안 것을 전부 안다고 착각한다.

 

전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말을 새겨듣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기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믿고 그렇게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강요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의 말조차 듣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그랬다.

 

심포지엄 진행할 때였다. 3년 차.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정도의 경험을 쌓았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호텔에 도착했고 세팅을 했다. 심포지엄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빔프로젝터와 음향이다. 가장 기본이지만 이 부분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아, 시작되고 나서 진땀을 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답사를 가도 세팅을 해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이 두 가지다. 많이 해봤기에 하던 대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스크린 크기에 맞게, 그리고 선명하게 말이다.

 

‘어? 뭐지?

 

살짝 당황스러웠다. 스크린에 투사되는 비율과 화질이 영 아니었다. 내가 아는 방법으로 조작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저렇게 해봤지만, 잘 안됐다. 그걸 본 호텔 직원이 한마디 거들었다. 나는 한 번 쓱 쳐다보고 말았다.

 

‘내가 이걸 얼마나 해봤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건방진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게 나는 내 방식대로 했다. 결과가 좋았을까? 그랬다면, 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겠지? 예상대로 안 됐다. 시작 30분 전. 나는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호텔 전문가에게 SOS를 쳤다.

 

호텔마다 음향이나 기계 등을 관리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을 불러달라고 지배인께 요청했다. 알면서 왜 진작 요청하지 않았느냐고? 30분 전까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작은 해야 하니까. 전문가가 오셨고, 리모컨으로 버튼 몇 개를 눌렀다. 어라? 버튼 몇 개 눌렀다고 화면이 제대로 나왔다. ‘리모컨이 낯 가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지금까지 난 뭘 한 거지?

 

“혹시 어떻게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갑자기, 겸손한 자세가 되었다. 고마운 마음도 있었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없으리란 법은 없으니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분은 리모컨 버튼을 내가 잘 보이게 보여주면서 눌렀다. 그리고 보이는 화면을 스크린을 가리키며 설명해 주셨다. ‘어?’ 나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아까 호텔 직원이 지나가면서 나에게 해줬던 그 방법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말한 버튼이 같았다. 한 번만 그렇게 해봤으면,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정답이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하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이 말에 흥 저 말에 흥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마음에 벽을 치진 말라는 얘기다.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변화가 몰려오고 있는데, 예전 생각에 머물러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힘들다. 버튼식 자물쇠인데 아무리 열쇠를 대고 돌린다고 문이 열리나? “지금까지 이렇게 다 열었어!”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소용없다.

 

듣기 전에 벽을 치지 않기. 이것만 명심해도 큰 어려움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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