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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생각과 말에 시작, 기준 [김영태 칼럼]

올바른 생각과 말은,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그 사람의 품성을 나타낸다.

등록일 2023년08월03일 09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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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기준!”

 

참 오래전에 들었던 구호다. 가끔은 내가 외치기도 했다. 오른팔을 귀 옆에 딱 붙이고 운동장이 떠나가라 외쳤다. 지목된 사람이 기준을 외치면, 구령대에 있는 선생님은 기준을 중심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외쳤다. “양팔 간격 좌우로 나란히!” 그러면 기준을 중심으로 양팔을 벌리고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기준을 중심으로 맨 끝에 있는 친구들이 제일 많이 뛰게 된다. 그렇게 몇 번을 하면 끝에 있는 친구들은 씩씩거리기 시작한다. 힘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은 이때부터 통했나 보다.

 

기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초등학생(그때는, 국민학생) 때였다. 운동장에 어정쩡하게 모여 있는데, 선생님이 구령대 서면서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대략 중간쯤 있는 친구에 이름을 불렀다. 그 친구는 몰래 먹다 걸린 것처럼 “예, 예?”하고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그래, 너!” 손가락으로 그 친구를 불렀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시고, “기준!”하고 외치셨다. 이 친구는 또 어정쩡하게 “기. 기준”하고 기운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시! 기준!” 선생님은 이 정도 목소리는 돼야 하지 않겠냐는 듯, 친구를 향해 눈 레이저를 쏘면서 힘차게 외치셨다. 이 친구는 아예 눈치가 없지는 않아서 이번에는 큰 목소리로 기준이라고 외쳤다.

 

선생님은 교육 효과를 봐서 그러셨는지, 미소를 살짝 지으시고 외치셨다. “양팔 간격 좌우로 나란히!” “하나, 둘 야!” 우리는 하던 대로 외치고 이동했다. 잠시 후, 아주 짧은 잠시 후, “야!” 선생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우리는 ‘뭐지?’라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 멈춰서 선생님을 쳐다봤다. “야! 기준이 움직이면 어떡해? 어?” ‘어라?’ 그랬다. 기준이라고 외친 친구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오른쪽에 있는 친구를 따라갔던 거다. 그것도 양팔을 벌리고 아주 씩씩하게. 그렇게 우리는 다시 처음 대형으로 모였다가 한소리 듣고, 기준을 잡고 다시 양팔을 벌리며 뛰어갔다.

 

기준은 그렇다. 움직이면 안 되는 거다. 기준이 움직이면, 모든 것이 흐트러진다.

 

기준은 출발점이자 척도이다. 그런 기준이 시시때때로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준이었던 친구가 움직였을 때 한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그런 거라면, 뭐 그럴 수 있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웃프다는 말처럼 그렇게 넘길 일도 있겠지만, 다시는 보지 않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 기준이 없는 공동체라면, 그 누구도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슷한 느낌으로 일을 했는데, 어떤 때는 칭찬을 받았고 어떤 때는 심한 꾸지람을 받는다면 어떻겠는가? 그런 일이 있겠냐고? 생각보다 많이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한다고 하자.

 

한 번은 매우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라며 칭찬을 해준다. 으쓱한 마음에 열심히 한다.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때 칭찬한 부분은 수동적으로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를 칭찬한 거지, 새로운 수익을 예상해서 칭찬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그런 기회가 오자, 능동적인 태도를 발휘해 도전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때는 무엇 때문인지 지금 하는 거나 잘하라며 핀잔을 받는다. 분명 같은 성향의 프로젝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세부적인 상황을 따지고 들면 다 이유가 있겠지만, 칭찬과 핀잔을 받은 사람의 처지에서는 어떻겠는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거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뭐, 어쩌라는 거야?’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상대방이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아니면, 왜 그런 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면 헷갈리지 않게 된다. 같은 상황을 각자의 생각으로 다양하게 해석하는 공동체는 어떤가?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가? 매우 위험한 공동체다. 자기가 해석한 대로 행동한다면, 동서남북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게 된다. 운동장에서 기준을 잘못 잡아 흩어지는 건 재미라도 있지, 회사라면?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나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는가?

 

내 멋대로의 기준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진 않는가? 사람들이 소통하고 싶은 사람은 예상 불가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면 소통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생각해 보라. 내가 하는 말에 어떤 반응을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소통하고 싶은가? 어쩌면 기준을 명확하게 한다는 건, 올바른 생각을 갖추고 말을 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올바른 생각과 말을 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기준이 명확해서 예측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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