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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지만,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깜깜한 저녁, 중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가로등 아래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별 관심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어디나 타인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있는 법. 지나가던 한 청년이 물었다.
“무엇을 잃어버리셨나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찾던 중년은 고개를 돌려 질문한 사람을 쳐다봤다.
“네 자동차 키를 잃어버렸는데 안 보이네요.”
“아! 그래요? 큰일이네요. 저도 같이 찾아드릴게요.”
다시 쉽게 구매하거나 구할 수 있는 거라면 모를까, 자동차 키라면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청년은 해당 물건을 같이 찾아주기 시작했다.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자, 청년이 물었다.
“이 근처에서 잃어버리신 거 맞으시죠?”
너무 당연하지만, 하도 보이지 않아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들려온 대답은 예상외였다.
“네? 아니요. 잃어버린 곳은 저쪽이에요.”
중년은 좀 떨어진 곳을 가리켰는데, 그곳은 깜깜해서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커다란 나무가 어렴풋이 보일 뿐이었다. 청년은 찾던 동작을 멈추고 허리를 펴고 일어나면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저기서 잃어버렸는데 왜 여기서 찾고 있죠?”
중년은 청년을 바라보면 아무렇지 않은 듯 이렇게 대답했다.
“저기는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밝은 여기서 찾고 있죠!”
청년은 하도 기가 막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뭔 소리야?”
필자도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아니지 읽고 황당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니, 잃어버린 곳은 어두운 나무 근처인데 왜 가로등 아래서 찾고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쪽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하는 것보다 더 황당하게 들렸다. 하지만 여기에 숨겨진 메시지를 발견하고는, 그렇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당연한 건데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떠올리면, 그리 황당한 이야기도 아니라는 말이다. ‘상식’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알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도 한 번쯤은 이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단순하게 물건을 찾는 걸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있어야 할 곳을 찾지 않고 없는 곳에서 찾는 건, 물건뿐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상황을 살필 때,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어떤 결과가 있다고 하면, 그 결과의 원인을 파악한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원인을 파악하는 건 당연하다. 좋으면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고 나쁘면 다음에는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실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파악하는 거다. 관련이 있을 순 있지만, 그게 인과관계는 아닌데 그렇게 몰아간다. 그렇게 진짜 이유와 그렇게 멀어진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이, 그곳에 있는 것이 맞는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때나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를 찾을 때, 내가 찾고 있는 그곳에 있는 것이 맞는지 살펴볼 일이다. 어쩌면 내가 못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없는 곳을 살피고 있어서 찾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무리 밝은 곳이라고 해도 내가 잃어버린 장소가 아니면, 절대 찾지 못하는 것과 같다. 어두운 곳이라도 그곳에서 잃어버렸다면, 그곳을 찾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인가? 밝은 곳에서 찾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해야 한다.